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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정보 수면제 먹고 푹 잤을까 (잠, 그 오해와 진실)
2013-05-07 00:00:09
관리자 <> 조회수 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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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먹고 푹 잤을까

잠, 그 오해와 진실
적게 잘수록 오히려 살찔 가능성    6~7시간 잘때 사망률 가장 낮아
수면제 효능은 ‘플라시보 효과’


나폴레옹은 생전에 “남자는 4시간, 여자는 5시간, 그리고 바보는 6시간 잔다”고 했다. 하루 3시간 이상 자지 않았다는 그는 잠깐씩 10분 정도 눈을 붙이는 토막잠을 즐겼다. 반면 에디슨은 5시간, 아인슈타인은 10시간 가까이 잠을 잤다고 한다.

그렇다면 적정한 수면 시간은 과연 몇 시간일까? 또, 수면 시간은 수명과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잠을 많이 자면 잘수록 뚱뚱해지는지, 나이가 들수록 왜 밤잠을 설치는지, 수면제는 정말 효과가 있을는지 잠에 관한 질문은 끝없이 이어진다. 지난 23일자 뉴욕타임스의 특집 기사를 바탕으로 우리가 잘 몰랐던 ‘잠’의 비밀을 파헤쳐보았다.

수면시간과 수명과의 관계=잠자는 시간은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속적으로 잠이 모자라거나 과할 경우, 고혈압  우울증은 물론 체내 인슐린 생산이 줄어들어 당뇨 위험도 높아진다. 캘리포니아 주립대가 6년간 100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하루 4시간 이하 또는 8시간 이상 잠을 자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가장 높았고, 6~7시간 자는 이들은 사망률이 가장 낮았다. 특히 수면시간은 비만에 영향을 미쳤는데, 잠을 적게 잘수록 활동량이 많아 날씬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덜 자는 사람들이 더 뚱뚱했다. 영국 브리스톨 대학 연구 결과, 3세 이하의 어린이가 잠을 충분히 못 자면 7세 이후 비만이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부족이 식욕 조절  에너지 소비  지방 분해 호르몬 분비 등을 담당하는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그렇다면 공부 때문에 잠과의 전쟁을 벌이는 10대 청소년들의 경우, 얼마만큼 자야 학습 능률이 가장 높아질까. 과학자들은 한창 성장하는 청소년들에겐 기본적으로 9~10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잠을 부르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성인은 밤 10시쯤 분비되는 반면 청소년들은 새벽 1시쯤 분비되기 때문에, 청소년들이 TV를 보거나 인터넷을 하다가 늦게 잠드는 것은 당연한 신체현상이란 지적이다.

문제는 등교시간이 너무 일러 충분히 잘 수 없다는 것. 미국 미네소타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등교시간을 원래보다 한 시간 반 늦추자 학생들의 성적이 향상되고 우울증이 줄어들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있다. 또 11~13세 청소년 77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시험 전날 평소보다 한 시간 덜 잔 학생이 평소만큼 자거나 더 잔 학생보다 시험문제에 대한 반응속도  기억력  집중력이 떨어져 성적이 더 낮았다.

늙으면 왜 잠을 설칠까=‘잠을 푹 자 본 지 오래 됐다’는 것은 노인들의 한결같은 불평거리다. 나이가 들면 깊은 잠을 못 자고 일찍 깨어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실제로 나이가 수면과 별다른 관계가 없다고 한다.

‘잠을 푹 잤다’ 또는 ‘설쳤다’고 느끼는 것은 전체 수면시간보다는 자다가 얼마나 자주 깨느냐에 달려 있다. 미국 워싱턴대 연구진이 20대 젊은이들과 80대 노인들의 수면패턴을 비교 분석한 결과, 노인은 전체 수면시간 중 85%만 실제로 잠을 잤고 15%는 깨어있었던 데 반해, 젊은이는 깨어있던 시간이 5%에 불과했다. 또 노인은 젊은이보다 30분~1시간 덜 잤고, 잠이 드는 데 10분이 더 걸렸다. 따라서 노인들이 잠을 설치는 것은 나이 그 자체 탓이라기 보다는, 나이가 들수록 이런저런 병이 생겨 통증이 심해지고 먹는 약도 많아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앓고 있는 질병이 없이 건강한 노인들은 잠을 자는 데 있어서도 별다른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런데 자다가 자주 깨는 ‘조각잠’을 잔 사람은 낮 동안 느끼는 통증의 강도가 더 심해지기 때문에(미국 헨리포드병원 연구 결과), 결국 여기저기 아픈 곳이 많은 노인들은 잠에서 자주 깨고, 이 때문에 통증이 더 심해져 다시 ‘조각잠’을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 문제다.

수면제 먹고 푹 잤을까=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쉽게 잠이 들도록 도와주는 수면제는 커다란 위안이 된다. 실제로 수면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이 약에 대해 갖는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것으로 조사된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수면제의 효과가 생각만큼 대단하지는 않다고 설명한다.

올해 미국국립보건원 실험 결과, 수면제를 복용한 사람들은 아무 효능이 없는 가짜약을 먹은 사람들에 비해 평균 12.8분 정도 빨리 잠들었다. 총 수면시간은 11.4분 정도 더 많았다. 수면제를 먹고 평소보다 쉽게 잠드는 것은 효능과 관계 없이 약을 복용했다는 사실만으로 심리적 안정을 느끼는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수면제는 체내에서 진정제와 비슷한 작용을 한다. ‘오늘도 잠을 못 자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줄여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안정된 상태에서 잠이 들게 된다.

잘 알려지지 않은 수면제의 또 다른 기능은 일종의 ‘건망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수면제가 자는 동안 뒤척이거나 자주 깼던 사실을 다음날 아침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잠을 설쳤지만 이를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수면제를 먹어서 잠을 푹 잤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기능이 신체나 뇌에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자들은 말한다. 다만 20여년 전 미국에서 판매됐던 수면제 ‘핼시온(Halcion)’의 경우, 복용하고 잠을 잔 사람들이 잠든 상태에서 걸어 다니거나 밥을 먹고 운전을 하는 등 갖가지 위험사례가 보고됐다. 심지어 비행기에서 이 약을 먹고 잠든 여행자가 도착지에 내린 뒤에도 자신이 어디 있는 지를 잊고 길을 잃어버린 일까지 일어났다. 결국 이 약은 전량 회수됐고, 식품의약국(FDA)은 관련 부작용에 관한 경고문을 모든 수면제에 부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