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서울병원 2내과 김우종]내시경을 꼭 받아야 하는 때가 언제일까요 ?

  • 광양서울병원
  • 2016-05-20 15:3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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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화  |  jkhky@hanmail.net

 
 

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하여 검사대에 누워있을 때의 긴장감은 상당한 것 같습니다. 내시경을 주로 하는 소화기내과 의사인 저도 가끔 내시경을 받습니다만 그 때마다 내색은 못해도 두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일반 위내시경을 받을 때는 숨이 차고 구역질이 나고 침도 많이 흘리면서 자칫 흐트러진 (?) 모습을 보이는 게 부끄러울 때도 있지요. 대장내시경도 비수면으로 할 때는 치부를 드러내는 부끄러움과 내시경으로 인한 통증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저를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수면내시경을 선택합니다. 수면내시경을 해도 내시경 후 깨어나지 못하면 어떻하나 걱정이 들긴 마찬가지지요.
 내시경을 받는 것이 긴장되는 일이기에 외래에서 환자분들에게 내시경검사를 권유할 때는 조심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위장관 안을 검사하는 데에 아직까지 내시경만큼 정확하고 좋은 검사는 없습니다. 게다가 내시경을 이용하여 조직검사와 치료까지 할 수 있으니 내시경을 대체할 수 있는 검사는 없지요.
 언제 반드시 내시경을 해야 하는가라고 문의한다면 크게 암, 궤양, 출혈이 의심될 때 시행한다고 답하고 싶습니다. 특히 암이 의심될 때는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아주 중요하기에 내시경을 미루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암이라고 알려주는 뚜렷한 증상은 없으며 단지 배가 불편하고 소화가 잘 안 되는 증상으로 내시경을 시행했다가 상당히 진행된 암이 발견되는 안타까운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환자 입장에서 내시경을 받는 것이 어려운 것과 또 의사 입장에서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내시경을 해야 한다는 두 가지 점을 고려하여 검사를 결정하고 진행해야 하는 고민을 늘 하게 됩니다. 이 글에서는 내시경이 꼭 필요한 질환 중 위암, 위궤양, 위장관출혈에 대하여 간단히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첫 번째로 말씀드릴 위암은 크게 점막(또는 점막하층)에만 국한된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으로 나누어집니다. 조기위암은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으며 진행성위암은 기본적으로 완치를 위해서는 수술을 해야 합니다. 조기위암은 대개 증상이 없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며 진행성 위암은 복통, 식욕부진, 소화불량, 빈혈, 체중감소 등 여러 증상으로 나타나나 단순한 복부 불편감으로 내원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그리하여 내시경을 받은 지 수개월 (대략 6개월 이상)이 지났고 과거에는 없던 증상이 생겼다면 내시경을 받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위암은 가족력이 중요하니 부모, 형제 중 위암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검진 내시경을 받아야 합니다.
 위암에 있어서 유전적인 영향은 어쩔 수 없지만 생활습관도 중요한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알아두시는 게 좋겠습니다. 우선 식이습관이 중요한데 대략 술, 담배, 고기는 안 좋고 야채가 좋다는 이야기를 들으셨을 겁니다. 고기가 다 나쁜 건 아니라서 그 중에서도 햄처럼 가공처리를 한 것이나 소금처리를 한 음식, 또 불에 탄 음식은 위암의 원인이 됩니다. 반면 야채, 과일, 비타민 등은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으니 많이 드시는 게 좋겠습니다.

 그 다음은 위궤양에 대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위궤양의 증상도 다양한데 주로 윗배가 쓰리다던가 소화불량, 구역질 등이 나타날 수도 있고 궤양이 심하여 피가 나는 경우 빈혈이 생길 수도 있고 피가 위에 고여 있다가 피를 토하거나 흑색 변을 보기도 합니다. 원인은 크게 소염진통제등 약에 의한 것과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에 의한 것이 상당 부분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도 스트레스, 흡연 등이 궤양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의 노력이 중요하기도 합니다. 궤양은 암의 위험요소가 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합니다. 과거 궤양이 있었다 던가 궤양을 의심하게 하는 증상들이 있으면 내시경을 해야 합니다. 내시경상에서는 궤양과 위암의 구분을 위하여 조직검사를 하기도 하며 헬리코박터 검사도 같이 합니다. 헬리코박터가 검출되는 경우 균을 없애기 위하여 1-2주간 항생제를 복용해야 하며 궤양 치료 후 궤양 변화를 보기 위하여 내시경을 다시 하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위장관 출혈에 대하여 보겠습니다. 식도에서부터 대장말단(직장)까지 길다란 장의 어느 부분이라도 피가 날 수 있습니다. 위장관 출혈의 원인에는 위궤양, 십이지장 궤양, 위/식도 정맥류, 위암 등의 상부위장관 출혈과 장결핵, 대장암, 만성염증성 장질환등의 하부위장관 출혈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중요한 질환으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고 출혈 자체도 쇼크에 빠질 수 있는 등 치료가 필요하므로 조속히 내시경을 시행해야 합니다.
 위장관 출혈의 증상으로는 피를 토하거나 피가 섞인 변을 볼 수 있으며 그 외에 어지러움, 호흡곤란이 있을 수 있습니다. 대변색에 따라 출혈 위치를 짐작 할 수 있는데 빨간색이라면 항문쪽에 가까운 대장에서의 출혈이고 검은색일수록 위나 십이지장처럼 상부위장관 출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간경화가 있으신 분들은 위/식도에 부풀어 오른 정맥류가 터지면서 많은 양의 피가 나서 쇼크에 빠질 수 있으므로 출혈이 의심되면 서둘러 병원으로 가야합니다.
 내시경검사는 피가 어디서 나고 있는지 알고 또 피를 멈추게 하는데 꼭 필요한 검사입니다. 출혈이 있을 때의 내시경은 보통의 검진 내시경과는 달리 상당한 위험성을 동반하게 됩니다. 위장관안에 혈액이 남아 있는 경우 제거하면서 검사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며 검사 중에도 출혈로 인하여 쇼크가 일어나거나 환자가 구토하는 경우 질식할 수도 있습니다. 검사 중 수면약제에 의한 부작용이나 천공같은 위험성도 검진 내시경에 비해서 비교적 높은 편이므로 담당의사의 설명을 잘 들은 후에 검사에 동의 후 시행해야 합니다.

 언제 내시경을 꼭 받아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전에는 없었던 증상을 느끼는 경우에는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며 또한 내시경 경험이 많은 내과의사를 알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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