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민신문]건강칼럼 - 가을날의 불청객 쯔쯔가무시병

  • 광양서울병원
  • 2016-12-30 16: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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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 가을날의 불청객 쯔쯔가무시병

김우종 광양서울병원 2내과 과장

 

갑자기 추워지는 요즘 열이 나고 몸살기가 심하신 분들은 감기가 아닐까하고 먼저 생각하실 겁니다. 감기약을 먹는데도 이상하게 열이 안 떨어지고 증상이 점점 심해져서 외래에 오신 분들에게 저는 혹시 최근에 산과 들에 다녀오시지 않았는지 여쭈어봅니다.

그리고 배와 등을 유심히 봅니다. 빨간 좁쌀 만한 피부반점이 넓게 퍼져 있다면 혹시 까만 딱지도 함께 있는지 확인해봅니다. 겨드랑이나 서혜부, 여자의 경우 가슴 밑 등 피부가 접히는 부분에 딱지가 발견되면 쯔쯔가무시병일 가능성이 아주 높지요.

쯔쯔가무시병은 대부분 가을철, 특히 10월에서 11월 사이에 많이 발생합니다. 광양지역도 예외는 아니어서 농사일이나 등산 등 야외활동 인구가 많은 만큼 환자수도 비례합니다.

쯔쯔가무시병은 최근 10년에 걸쳐서 환자수가 4배 이상 급증했으며 환자군은 50-60대가 가장 많습니다. 쯔쯔가무시병의 이름은 생소하실지 모르겠지만 어느덧 가을철 건강에 상당히 위협이 되는 질환이 되었습니다.


쯔쯔가무시병은 털 진드기의 유충에 물려서 감염됩니다. 털 진드기는 숲속에 많고 털 진드기가 사람을 물 때 쯔쯔가무시병의 원인균을 옮기면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모기가 사람을 물 때 말라리아균이 옮겨지는 이치와 비슷합니다.

발열, 오한, 근육통이 주된 증상이고 피부발진과 림프절이 커지면서 통증이 있기도 합니다. 털 진드기에 물리고 나서 보통 1-3주동안에는 증상이 없는데 이를 잠복기라고 하지요. 그래서 쯔쯔가무시병의 증상이 의심된다면 최근 야외활동을 했는가 되짚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쯔쯔가무시병은 앞서 증상 뿐 아니라 합병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있는데 급성간염처럼 간수치를 올리기도 하고 신기능 저하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치료가 늦어지면 의식이 흐려지고 두통이 동반되는 뇌증이 생길 수 있고 폐렴, 심장염, 부정맥등이 발생하기도 하며 심부전,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 범발성 혈관내 응고증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쯔쯔가무시병은 위험성이 상당한 질환이므로 발병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치료를 하면 사망률은 극히 낮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사망률이 30%에 이른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쯔쯔가무시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를 할 수 있지만 검사결과도 늦게 나오고 감염 초기에는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는 등 어려움이 있기에 실제적으로는 환자분을 직접 진찰해보고 임상소견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쯔쯔가무시병의 증상이 있으면서 피부발진이 있고 혈액검사상 간수치 및 염증수치가 올라가 있으며 결정적으로 까만 딱지가 한군데 있으면 쯔쯔가무시병으로 진단하는데 충분합니다.

쯔쯔가무시병의 주된 치료제는 독시싸이클린이라는 항생제입니다. 하루 2회 복용하며 일반적으로 7일간 약을 유지하지요. 약을 쓰면 대개 1-2일 안에 열을 떨어지지만 약을 중간에 중단해서는 안 됩니다. 임산부의 경우에는 독시싸이클린을 쓸 수 없어서 아지스로마이신, 클라리스로마이신같은 약으로 대체할 수 있지요.

쯔쯔가무시병에는 예방접종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예방수칙을 잘 알아야 하는데 그 방법은 단순합니다. 진드기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거지요.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옷을 입고 풀밭에 옷을 벗어두거나 누워서는 안 됩니다.

어쩔 수 없이 피부가 노출되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벌레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도움이 되지요. 활동을 마치고 돌아온 후에는 샤워를 하고 입었던 옷은 깨끗하게 세탁하는 것을 잊지 마시구요.

예방접종은 없지만 쯔쯔가무시병에 걸릴 가능성이 높으신 분들에게는 예방차원에서 약을 처방하기도 하므로 이에 대해서는 담당의사와 상의하시면 좋겠습니다.

가을은 야외활동하기 좋은 계절이지만 건강에 위협이 되는 전염성 질환도 함께 있는 시기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쯔쯔가무시병에 대한 이해와 예방수칙 준수가 건강하고 즐거운 야외활동을 하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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